카이토 다이키는 생각보다 둔한 사람이다, 시시때때로 변하는 계절의 변화에도 감흥이 없는 사람이란 걸 알면 주변 사람들 조차 놀라곤 했다. 그도 그럴것이 그의 모든 감각과 흥미는 보물에게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그가 관심을 가지는 모든 것은 보물과 츠카사 그 둘 밖에 없었다, 유일한 이해자라고 하는 츠카사와 카이토를 위안 삼을 수 있는 보물 그의 세계에는 그 두 존재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 그가 오랜만에 계절의 변화를 느낀것은 저번에 보물을 찾으러 간다 했던 세계 때문이다.
카이토가 츠카사에게 설명해 준 이야기로는 어떤 이유인지 사람이 사라지고 괴인들의 세계가 된 세상이 있다고 했다, 사람이 사라지고 사람들의 흔적 속에서 보물을 찾다가 문뜩 꽃잎이 휘날려 문득 돌아봤더니 벛꽃과 매화 그리고 살구꽃 기타등등의 꽃들이 흩날리고 있었다는 것이다.그 하얗고 분홍색의 꽃 사이에서 피가 휘날리긴 했지만 생각보다 절경이였고 시간이 된다면 한번 더 가고 싶단 이야기도 덧붙였다.
' 그런 위험한 세계에 보물을 찾으러 간거야? '
' 내 이야기 더 들어봐 츠카사 '
그 뒷 말은 대충 이러했다, 작은 초등학교 내지는 유치원으로 보이는 건물을 꽃이 핀 나무들이 휘감고 부셔가며 형태도 알 수 없을정도로 변했다는 거다. 흥미롭지 않은 이야기였다.그도 그럴것이 사람이 모두 죽은 후 누가 관리를 하지 않았을테니까, 심지어 괴인들만 존재 했다고 하면 심심하면 사람들이 죽기 전에 남겼던 건물을 부시곤 하겠지 라고 츠카사는 생각했다.그리고 상상해 보았지만 그다지 상상은 가지 않았다. 그의 설명은 무엇보다도 추상적이고 흐릿한 이미지만 줬기에 잠시 상상을 하다가 눈가를 찌푸리곤 그의 앞에 있는 커피 잔에 각설탕을 넣고 휘젓기 시작했다.
'그래서 봄이 온 거 같았는데 진짜 봄이지 뭐야?'
오늘은 그러니까 봄에 가까운 날이다, 아니 봄이다. 이 사진관에 봄이 온지 한달이 넘은 날이다, 그래 꽃이 핀 건 어제 오늘이였으니 몰랐을만도 하지 , 그래도 날씨도 따듯해지고 겨울에 비해 따스한 느낌은 한달 전 부터 느껴지는 시작했을텐데 말이야 도둑 주제에 날씨의 변화라던가 주변을 잘 못느낀다니 그거 이상하지 않아?그는 다시 각설탕을 하나 넣어 커피를 휘적휘적 젓기 시작했다. 겨울에서 봄으로 지나는 순동안 안보이다가 오랜만에 만나서 하는 이야기가 멸망한 세상에서 본 풍경이 아름답다니 뭐니 보물이니 뭐니 하는 이야기 뿐이다. 정말로 쓸 때 없는 이야기구나 하며
츠카사 앞에 놓인 커피는 이미 설탕물에 수준 아니 설탕에 물 수준으로 끈적끈적하고 단 내가 진동하기 시작했다.그저 그걸 눈치 못챈 사람은 츠카사와 카이토 그 두 사람 뿐이였고 외출을 하고 돌아온 유스케와 나츠미는 츠카사의 커피를 보고 그렇게 마시면 몸에 안좋아요 라고 잔소리를 늘여놓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랜만이에요 카이토군!이라며 반겨주었다, 그래 카이토는 이 사진관에 한달 그리고 조금 오래 오지 않았다. 보물을 찾으러 갔다 온건지 꽃을 구경하고 온건지는 츠카사만 아는 사실이지만 그들의 관심사는 카이토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그동안 어디 다녀온거에요? 밥은 먹고 다녀? 저번에 봤던 때 보다 더 마른 거 같은데 등등 궁금함과 걱정스러움 그러니까 평범한 동료들의 대화를 시시하게 떨어댔다.
이 대화가 재미 없는건 츠카사 뿐이였다, 자기 앞에 새로 놓인 커피는 자기 입맛엔 터무니 없이 쓰고 맛이 없었다.각설탕을 두 개 그리고 나츠미 몰래 하나를 넣고 녹기까지 천천히 기다리며 그들의 이야기를 흘려 듣기 시작했다.설탕이 적당히 녹은 거 같아 한 모금 마셔보니 자신의 입맛에는 그다지 달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이번에 간 곳은 ...'
세상이 바다로 뒤덮인 수중도시가 가득한 곳이였어, 바다 아래에 있는 보물을 찾으러 가다가 사람이 버린 독 때문에 말이야 , 문어가 엄청나게 거대하게 변한 거 있지?궁금해서 내려가보니까 예전에 그곳에서 멸망한 과학자들이 만든....
카이토에 입에서 나온 이야기는 시덥지 않은 여행 그리고 보물을 찾으러 간 이야기였다, 그래 한달 조금 넘게 자취를 감췄으면 많은 차원을 돌아다니고 왔겠지. 꽃 같은 거 볼 시간 조차 없었을 거야. 그는 늘상 바쁘게 챗바퀴를 돌리는 햄스터 같은 사람이였다. 아니 햄스터는 저렇게 마르진 않았지 라며 츠카사는 눈가를 찌푸렸다, 따지자면 부지런한 도둑고양이려나..츠카사는 그들의 대화소리를 뒤로 하고 혼자만의 명상에 빠지기 시작했다.
사진관에 노을지 지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티파티는 느즈막히 끝나갔다,나츠미는 잘 준비를 하러 간다 했고 유스케는 잠시 산책을 하고 오겠다고 했고 결국엔 츠카사와 카이토만 남게 되었다, 그들은 조금 영원히 그리고 한참 후에 탁자에 놓인 간식이 다 떨어진 후에 카이토가 인형을 가지고 노는게 살짝 질려보일 때 쯔음 카이토가 느즈막하게 정적을 깨곤 츠카사에게 말을 걸었다.
'츠카사 오늘은 뭔가 기분이 나빠 보이네?'
'그다지'
'나빠 보여'
'안 나빠'
아냐 나쁜 거 같아 , 오늘 뭔가 기분 안 좋은 일 있었어?라며 카이토는 츠카사의 기분을을 정확하게 꽤뚫어보았다. 역시 그에게 무언가 숨길 수 있는 건 없었다, 명색에 괴도라 그런가 생각보다 섬세하단 말이지 아니 계절의 변화에 관심도 없으면서 말이야 적당히 얼버무릴 생각으로 괜찮고 별 일 없다고 하며 손을 저어 보이곤 다 마신 커피잔을 들고 일어섰다.
'시간이 늦었으니까 이제 자러가는게 어때 카이토?'
'음, 이제 슬슬 가려고 하는데'
'아아 그래?'
'응, 아 맞아 츠카사'
"우리 벛꽃 보러 가지 않을래?"
짧은 정적이 흘렀다, 그럴만도 하지 예상한 말이 아니였으니까. 음 이 말은 예상하지 못했는데 말이야, 츠카사는 예상외의 말에 처음엔 만우절인가 생각했다, 그래 오늘은 만우절이지 카이토? 아니 아니 진심이야 츠카사 진심을 그렇게 가볍게 여기지 말아줄래?아 그래..진심이라 그래도 당황스러운건 마찬가지거든?
"그래서 갈꺼야 말꺼야?아니면 다른 ㅅ.."
"갈래"
"좋아 언제 갈래?"
원하는 답을 받은 거 같은 카이토는 만족스럽게 입꼬리를 올려 웃어보였다, 츠카사는 웃을 수 없었다 아니 갑자기 꽃놀이 라니 사기를 당한 기분이였다.아니야 이건 명백한 사기라고, 갑자기 꽃을 보러 가자니 츠카사와 카이토 둘 다 건장한 성인이였고 남자였다 아니 어울리지 않는 짓은 별로 하고 싶지 않은데 란 만감이 교차했다 그리고 딱히 흥미가 있는것도 아니였고 츠카사는 덥썩 보러 간다고는 했지만 조금 걱정이 밀려왔다, 괴인도 있다고 하지 않았나?